드라큘라 1 (한글판)
공포와 매력의 양면성을 가진 존재
고딕 소설의 대명사, 드라큘라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흡혈귀 소설의 고전으로 현재까지도 수많은 변형을 거듭하며 소설과 영화, 만화 등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작가 브램 스토커는 어린 시절 매우 병약한 아이여서 일곱 살까지는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 했고, 당시 스토커의 어머니는 누워 있는 아들이 심심할까 봐 아일랜드의 온갖 전설과 귀신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이것이 훗날 스토커가 《드라큘라》를 쓰는 자양분이 되었다. 애초에 이 책의 제목은 “불사귀(Undead)”였으나, 자료를 조사하던 중 왈라키아의 군주 블라드 드라큘 이야기를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아 “드라큘라”라는 제목을 짓는다.
소설 《드라큘라》는 고딕 소설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고딕 소설이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성행했던 소설의 한 장르로, 중세 고딕 풍의 폐허가 된 고성을 배경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해 기괴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포소설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영국 빅토리아 시대는 산업혁명이 절정에 달해, 런던 도처에는 공장 굴뚝이 즐비하고 소설 속 반 헬싱 박사가 말하듯 ‘매연’이 심각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은 유례없이 번영하며 산업구조와 경제구조가 급격하게 바뀌고,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해 전통적인 종교 사상을 뒤흔들고, 상인 계층이 대두해 기존의 사회 질서가 바뀌는 격동기에 있었다. 그때는 ‘이성의 시대’라 불릴 만큼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이성을 신봉하던 시대였다. 그 이면에 놓인 비합리적인 욕망과 사악한 충동을 표현하기 위해 초자연적이고 비합리적인 소재를 이용한 것이 바로 고딕 소설이다.
본명은 에이브러햄 스토커. 1847년 더블린에서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똑바로 서지도 못할 정도로 병약했으나, 이를 극복하고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에 입학하여 뛰어난 운동선수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역사학회 및 철학 학회 회장이 되었다. 순수 수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 1870년에서 1877년까지 더블린 성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공직에 있으면서도 틈틈이 연극 평론을 쓰던 그는 당대에 가장 유명했던 연극배우 헨리 어빙에게 매료되어 《더블린 메일》에 그에 대한 찬사를 기고한다. 이를 계기로 어빙과 친교를 나누게 되고, 결국 1878년 공직을 떠나 런던 라이시엄 극장의 비즈니스 매니저로서 새로운 경력을 시작한다. 어빙과의 관계는 그를 런던의 상류 사회로 이끌었고, 수많은 유명 인사와 교류하는 기회를 주었다. 후에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헨리 어빙에 대한 추억』(1906)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가 남긴 작품으로는 『드라큘라』(1897)를 비롯하여 『해상의 미스터리』(1902), 『수의 입은 여인』(1909), 『하얀 벌레의 굴』(1911) 등이 있다. 1912년 사망했다.
『드라큘라』는 스토커가 쓴 여러 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성공한 작품이다. 1897년 초판이 발행되자 곧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고딕 호러 소설의 고전으로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백 편의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재탄생하며 대중문화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