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종이책 페이지 수***
-약 16.6만 자

***작품 소개***
소설『나폴레옹의 시간』은 양계장 속이라는 인권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세 모녀의 성폭력 경험을 다룬 이야기로 실제 사건들과 인물들을 융합하고 각색하여 가난한 여성의 주변(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과 고난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군사부 성-권력의 근원을 밝힘으로써 성폭행당한 여성이 세상을 어떻게 맞서가는지 주인공 '나'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해답을 모색한다.


***줄거리***
-동영상이 돌고 있는 교내 왕따 입타는 손이 빨갛다. 교수 회관에 다녀온 후 배를 잡고 쓰러진 입타와 병원에 가게 된 ‘나’는 얼마 후 배우자에게 폭행을 당해 쓰러진 입타 어머니와도 병원에 가게 된다. 그 후 양계장으로 빨려 든 '나'는 닭장 속에 칸막이를 치고 닭들과 함께 살고 있는 식구들을 보게 되고 이들 주변을 감싼 다양한 성, 정치, 경제, 문화적 억압과 고난을 목격하게 된다. 모두 각기 다른 성폭력을 경험했지만 다양한 문제를 우려해 그 사실을 함구한 채 살아가는 세 모녀의 비밀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나'는 고난의 시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한다.


***책 속 한 줄***

-비판하지 못하면 잡아먹힌다.

-“어떻게 십자가 앞에서 문을 걸어 잠가요? 이러시면 안 되죠. 문 좀 열어 주세요.”

-무료라는 것은 이상하게 대상과의 거리를 쉽게 붕괴시켰다.

-“며느리밑씻개라는 풀이거든요. 시어머니가 미운 며느리한테 밑 닦을 때 쓰라고 갖다 준 풀이라 그렇게 됐대요.”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이말 알죠? 이렇게 높은 곳에서 봐서 그래요. 집안을 보기엔 한참 멀리 떨어져 있잖아요. 집안이 안 보이면 좋아 보이는 게 풍경이에요”

-“배신당하는 나약한 사람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자기 탄생의 순간이에요. 그게 자기 창세기의 시작이에요.”

-마비된 신경 때문에 아픈 곳은 아픈지도 모르고 더 악화되지만 걷기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히 존재하지 않게 하소서.

-“능소화라는 꽃이에요. 업신여길 능에 하늘 소. 보세요. 하늘을 업신여기는 것처럼 고개를 번쩍 들고 쭉쭉 올라가고 있잖아요.”

-“그게 싸운 게 아니라 폭행을 당하신 거예요!”
-“네, 그러니까 폭행은 보험 적용이 안 돼요.”

-“괜찮아. 맨날 걷던 길인데 못 걸을 게 뭐 있어. 겨울이면 눈 때문에 미끄러워서 차들도 어차피 못 올라가잖아. 지금이 ‘겨울이구나.’하고 생각하면 돼.”

-언덕 중간에서 어머니를 업었다. 어머니 등에 세상 모든 근심이 업혀 있었다. 그런데도 내 다리엔 어머니가 업은 근심의 무게가 전해지지 않았다.

-신발을 벗고 방안에 들어서자 곰팡내와 닭똥 냄새, 담배 냄새가 났다. 가정집이었지만 닭장이었다.

-불행하게도 국가 시스템 중 가장 저비용이 드는 시스템은 누군가의 소리 없는 희생이 아니라 약자를 자기 학살로 내몰고 방관하는 것 아니었을까.

-소돔을 쳐다봐서 소금 기둥이 된 게 아니에요. 선택을 했기 때문이에요. 엄마가 선택하는 날, 엄마가 구성원에 반하는 선택을 하는 날, 아버지를 따르지 않는 선택을 하는 날, 엄마는 소금 기둥처럼 물화 될 거예요.

-“범죄자는 매미가 좋아하는 나무 옆에 있어요. 매미가 우는 곳에 범죄자가 있어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어머니는 권력자에게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성을 사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의 급한 사정을 이용해 잠시 숨을 쉬게 해줄 뿐 가난을 벗어나게 하는 것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성적 노예로 만들어 가난을 지연시키고 되풀이시켰다.

-여성이 가질 수 있는 건 남성에 의한 악마 같은 복지뿐인 걸까.

-“엄마 밥을 얻어먹은 사람들은 다 죽었으면 좋겠어요.”

-누구의 의지로 내가 걷고 있는 건지 정신이 쏙 빠져나갔다. 일에 능숙해질수록 나는 사라지고 있었다.

-“똥 범벅이 됐네요. 많이 힘들었죠? 냄새나고, 더럽고, 힘들어서 또 하고 싶지 않죠? 이런 이유 때문인가 봐요.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천한 일이 양계래요. 천한 일로 낙인찍힌 곳엔 항상 여성이 있는 거 아시죠? 그래요. 방글라데시에서 닭을 기르는 건 가난한 여성들이에요. 그런데 계약을 하고 나면 할당량을 높여서 계속해서 빚을 지게 한대요. 심지어 빚을 못 갚게 하려고 월급을 닭으로 준 적도 있대요. 이런 억압을 견딜 수 없어서 도망치면 온 가족이 심한 모욕을 받고 빚을 떠안게 된대요. 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나와 닮은 사람들이 저쪽에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우리 언니 방글라데시 사람이에요.”

-난 언니를 믿어요. 자신이나 약자를 위해 어떤 것을 할 수도 없고, 어떤 것을 해줄 수도 없으니까요.

-우린 아직 선택을 못 했을 뿐이에요. 종속된 상태라고요. 우릴 소금 기둥으로 만들어 왔으니까요.

-가난한 여성은 이야기가 없다. 모두 빼앗겼기 때문이다.

-사람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성장하는 만큼 어린 시절이 철저히 보호되어야 함에도, 왜 그런 책임을 가진 사람에 의해 삶이 무참히 파괴되야 하는 것일까.

-누군가의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욕망에 대하여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을 가슴으로 체득하는 것이 고난 속에서 우리를 치유하고 폭력에 맞설 힘을 주는 길이었다.

-외벽을 가득 채운 저 빛처럼 가난을 지우고 쫓아내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가난은 타자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자세히 보면요, 넘을 수 있어요.”

-입타는 힘에 저항했다. 지금이 아무리 위험한 상황이어도 힘으로 입타를 데려갈 순 없었다.

-할머니 이름은 ‘씨’였다. 성은 ‘윤’이고 이름은 ‘씨’였다.

-모든 약자의 이야기는 가장 아픈 사람의 눈으로 보지 않고선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욥에게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자신과 같은 약자의 존재를 믿는 일이었고, 그전에 약자가 된 욥의 눈에 비친 또 다른 약자의 고통이었던 것이었다.

-전지적 작가들이 만든 그들만 평화로운 세상에서, 약자를 착취하는 모든 권력 관계를 끊어 낼 칼이 필요했다.

-권력이 존재하는 한 예수는 계속해서 부활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예수도 약자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의 시간이에요! 나폴레옹이 법전을 쓰던 시간이요!”

-터져 나온 언니 울음소리가 입타가 우는 소리와 같았다. 흘러내리는 언니 눈물이 나의 눈물과 같았다. 아픔은 우리가 만나는 이유였고 우리가 헤어지는 이유였다.

-누가 볼까 봐, 냄새를 들킬까 봐, 부끄러워서 숨겼던 손인데, 이 냄새가 내가 평생 맡아온 엄마 냄새와 같았다.

-닭들이 포근한 닭 가슴을 내밀며 나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닭들 얼굴이 전부 엄마 얼굴 같았다.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하늘의 별처럼 많아도 그 아픔들이 후대에 전해지지 않은 이유는 피해자의 선량함과 수치심을 이용해 옴짝달싹 못 하게 약점을 쥐고, 힘과 권력으로 찍어 누르면서 피해자의 모든 언어를 앗아간 이들 때문이었다.

-난 항상 궁금했어. 사라진 여성들의 이야기가. 영화에서도, 소설에서도, 사회에서도, 남성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지고, 사라지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어.

저자소개

저자 : 이유령

마음이 아파서 방에 틀어박혀 10년을 보냈다.
외롭고 괴로웠던 시간
2천 여권의 책을 읽었다. 

이제 훌륭한 분들의 지혜와
자신을 돌아본 날들과 
그리고 가장 아픈 사람의 눈으로 글을 쓴다. 

책이 아니라 당신이란 친구가 필요해서. 

*성공회대학교 졸업
*책 읽는 시민 시장 표창
*장애인의 날 우수 봉사자 표창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