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너머 넘어 동백꽃
고향은 원래 촌스러워서 아름다운 곳이다
사람도 집도 그 마당에 핀 꽃들도 촌스러워서 더욱 그립다
지난날 없이 무슨 면목으로 오늘을 맞는가.
옛친구를 만나면 늦은 밤 호롱불이 그래서 애잔한 것이다
석양 무렵 푸른 언덕에 서보아라
추억어린 손짓들로 들녘은 온통 꽃밭이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각각의 이름을 안고 피어나 꽃으로 나부끼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그리하여 고향이다
도시인의 네모난 여백에 마냥 촌스러운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눈물이 났고 아팠고 더러는 웃겼다
역사는 그 누구도 혼자 있게 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만 오늘의 뒤란에 핀 다만 한 송이 꽃이었을 뿐이다
◈ 윤시목
1997년 〈시문학〉으로 등단했고 2014년 호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너무너무와 메주〉와
Ebook으로 〈니체의 뒷간〉〈개뿔〉〈허공에 살으리랏다〉〈백원짜리 달〉...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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